환경감시일보, ESG 데일리 김동민 기자 |
진실을 말할 용기, 그 시작은 직면이다.
자유엔 책임이 따른다.
왜곡은 죄다.
바다 전상빈 / 글
오늘날 우리는 자연환경의 위기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 해양 오염, 생물 다양성의 붕괴 등, 지구는 거대한 경고음을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위기의 본질은 단지 자연의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저는 여기에 또 하나의 심각한 환경 문제를 더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바로 ‘정론(正論)의 환경’입니다.
정론이 사라진 자리에는 가짜가 판을 칩니다. 사실보다 소문이 더 크게 울리고, 성찰보다 선동이 앞서며, 대화보다 비방이 일상이 됩니다. 그리고 이 모든 현상은 특정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만든 병리이자 ‘공공 환경’의 오염입니다. 물이 썩으면 생명이 죽고, 공기가 탁하면 건강이 무너지듯, 공론장이 오염되면 사회는 불신과 분열 속에 무너져 내립니다.
요즘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넘치는 정보가 곧 진실은 아닙니다. 오히려 정확하지 않은 정보, 왜곡된 데이터, 악의적으로 편집된 영상과 말들이 진실처럼 유통되고 있습니다. 익명 뒤에 숨어 책임지지 않는 말들이 활개 치고,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사람의 인격과 삶을 파괴합니다.
저는 이 지점에서 묻고 싶습니다.
당신이 전한 그 말, 진실입니까?
그 정보에 책임질 수 있습니까?
가짜뉴스, 악의적 루머, 짜깁기된 사실은 이미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습니다. 단지 개인을 괴롭히는 수준을 넘어, 공공의 신뢰를 해치고, 사회적 합의를 무너뜨리며, 공동체 전체를 위험에 빠뜨립니다. 이 또한 하나의 심각한 '환경오염'입니다. 저는 그것을 ‘정론의 오염’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정론의 오염은 사람 사이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며, 결국 우리 모두의 삶터를 파괴합니다. 마치 플라스틱이 바다를 뒤덮고, 미세먼지가 하늘을 가리듯, 가짜와 선동이 진실을 가리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우리는 자연환경을 지키는 것만큼이나, ‘말의 환경’을 지키는 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정론의 환경은 결코 말의 자유를 억압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유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선 책임이 따라야 함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사회의 핵심 가치이지만, 그 자유를 왜곡과 악용으로 오염시키는 순간, 그것은 자유가 아닌 폭력이 됩니다. 자유를 누리기 위해선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진실에 대한 존중’이 뒤따라야 합니다.
저는 말보다 만남을 신뢰합니다. 글로 떠도는 소문보다, 눈을 마주하고 나누는 대화를 더 소중히 여깁니다. 갈등이 있다면 대화로 풀어야지, 익명의 공간에서 일방적으로 공격하고 조롱하는 방식은 어떤 해답도 주지 못합니다. 진실을 말하는 이가 왜 고개를 숙이고, 가짜를 말하는 이가 왜 당당한 시대가 되었습니까? 책임지지 않는 말, 얼굴 없는 공격, 그 모두는 우리 사회의 ‘정론 환경’을 썩게 만드는 주범입니다.
이제는 누군가를 향해 던지는 말 한 마디에도 ‘책임’이라는 이름표를 붙여야 할 때입니다. 비난을 말하려면 그 자리에 나타날 용기부터 가져야 합니다. ‘똥을 말하는 자는, 똥을 보는 자 앞에서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진실을 말하려면, 상대를 마주할 용기와 책임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가짜를 퍼뜨리는 이들에겐 분명한 제재가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믿고 공유했다’는 이유로 모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특히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허위 정보를 퍼뜨릴 경우, 그 책임은 더욱 무겁습니다. 저는 이러한 행위에 대해 사회적·법적 수준에서 분명한 기준과 처벌이 따라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야 우리 사회의 ‘정론 환경’이 회복됩니다.
우리가 자연을 보호하는 이유는, 그 자연이 우리 삶의 터전이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정론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건강한 사회적 토양 위에서 우리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입니다. 진실 없는 말, 책임지지 않는 자유는 결국 우리 모두의 삶을 위태롭게 만듭니다.
환경감시일보를 통해 말하고 싶습니다.
이제는 ‘자연의 환경’과 함께, ‘진실의 환경’도 지켜야 할 때입니다.
정확한 정보, 책임 있는 발언, 존중 있는 표현.
이것이 우리가 가꾸어야 할 또 하나의 환경운동입니다.
진실을 말할 용기.
그 시작은 정면으로 마주하는 ‘직면’입니다.
그 용기를 가진 사회만이, 거짓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공론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 사회가, 결국 자연도 지키고 사람도 살리는 사회입니다.